협력자

나 피아는 개다. 테니스공을 따라다니는, 인간의 좋은 친구다. 내가 개인 걸 내가 선택할 순 없었다. 나는 그 사실에 긍지를 느낀다. 내가 고를 수 없는 것이 나를 규정하는 특징이 된다면, 나는 기꺼이 그것을 사랑한다. 인간들. 우린 오래 함께했다. 우리의 관계를 두고 여러 이론이 있다. 그 이론 중 무엇이 진실일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많은 세대를 거치며 우리가 함께하고 … 협력자 계속 읽기

개명자

안녕? 난 K예요. 이 채널에선 아무 말이나 해도 된다고 들었는데 맞나요? 오. 박수 고마워요. 용기가 나네요. 질문으로 시작해볼게요. 대답할 거 없어요. 내 원래 이름이 뭘까요? 이모가 그 이름은 잊어버리라고 했어요. 그런다고 잊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요. 사람들은 날 K라고 불러요. '회사'에서는 서로를 다 이렇게 불러요. 무슨 회사냐고요? 이따가요. 회사에선 서로 본명은 묻지 않아요. 이모는 G, … 개명자 계속 읽기

지배자

  아래에 나올 글은 믿지 않아도 그만이고 믿어도 그만이다. 적절한 거짓과 사실이 섞여 있다. 이야기를 끌어낼 질문을 하나 던져보자. 누가 듀랑고를 지배하는가?   공룡? 강하다. 창칼을 든 개척자를 이빨로 물어뜯고 큰 발로 짓밟고 꼬리로 후려치어 곤죽을 만들고 먹어 치운다. 하지만 그게 끝이다. 공룡이 바위에 인간 박멸이란 목표를 적어두고, 주말마다 모여서 궐기 대회를 열고, 인간과 싸우려고 … 지배자 계속 읽기

사업자

  네가 모든 걸 이뤘다고 생각한 순간, 세상이 널 끌어내리면 어떨까? 좋았던 때를 추억하면서 쓸쓸하게 패배자로 죽어갈래? 아니면 세상이 널 끌어내리는 데 실패했다는 걸 증명하려고 살아갈래? 노왁은 후자야. 영원히 후자야. 난 개척 회의의 하우아타고 노왁의 동료야. 내 얘기는 하지 않을 거야. 굳이 얘기하자면 노왁과 나는 공통점이 있어. 여성이고 30대고, 자녀가 있지. 노왁 얘기하는 걸로도 벅차니까 … 사업자 계속 읽기

균형자

  내 딸아. 비 내리고 바람 불어도 눈을 감으면 너를 떠올린단다. 용암이 흘러내리는 해안에서도, 벌레 울음소리 가득한 반얀나무 덩굴 아래에서도, 얼어붙은 설원의 폭포 위에서도, 네가 떠올라. 너를 묻고 돌아서야 했던 날이 맴돌지. 아빠는 이제 괜찮단다. 너는 들을 수 없겠지만, 아빠가 어떤 마음인지 말해주고 싶구나. 네가 지구에서 태어났을 때, 의사는 그랬지. 환경 오염으로 태어날 때부터 심각한 … 균형자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