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자들

  무전기 여러 대가 동시에 잡음을 쏟아냈다. 많이 겪은 일이었지만 몸에 소름이 돋았다. 근처에 큰 워프가 일어났으며, 그 신호를 따라가다 보면 조난자가 있을 거란 의미였다. 가끔은 꿈에서도 그 소리를 들었다. 무전기 각각은 오차가 크지만 모아 놓은 여러 대의 무전기는 지진계와 비슷하다. 무전기에서 나오는 커다란 잡음은 지진계처럼 우리의 머릿속에 자세한 그래프를 그렸다. 거기선 기계가 할 일을 … 구조자들 계속 읽기

낯선 세상에 당신

해가 지면 새로운 달이 뜹니다. 어둠이 덮이고 보라색 하늘에 별이 흐릅니다. 바다에 흩뿌린 섬마다 불꽃이 타오릅니다. 사람은 발이 달린 별입니다. 사람이 머문 곳엔 모닥불과 횃불로 새로운 별자리가 생깁니다. 워프는 사람들을 낯선 세상으로 데려 왔습니다. 그들은 빈손으로 이곳에 왔습니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거친 야생을 개척하며 살아오던 그들의 기억까지 잃어버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나뭇가지를 꺾고 불을 피웠습니다. … 낯선 세상에 당신 계속 읽기

낯선 여인

"생명은 소중해요." 이런 얘길 많이 들었지. 이 말은 이렇게 고쳐야 돼. "나한테 소중한 생명은 소중해요." 난 덫에 빠진 짐승을 창끝으로 찔러. 그러면서 생명은 소중하다고 말하는 건 위선이잖아. 그래. 남의 문제라고 생각하면 참 많은 게 손쉬워져. 달걀을 싼값에 먹을 수 있었던 건 수평아리들을 마대 자루에 넣기 때문이었지. 괴롭히지 않고 얻은 달걀값은 한 시간 일해야 버는 돈 … 낯선 여인 계속 읽기

듀랑고의 크리스마스

페나코두스한테 사료를 주는데 부족장이 왔다. 뭔가 시킬 것 같아 예감이 안 좋았다. 다른 일에 바쁜 척 했다. 페나코두스 똥을 치웠다. 지푸라기랑 섞어 비료를 만들 똥이었다. 부족장은 축사 난간에 기대서 잠시 구경을 하다 입을 열었다. "곧 크리스마스잖아. 뭔가 준비를 해보는 게 어때?" 크리스마스라니.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게 자신의 아이디어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게 분명했다. 나는 부족장에게 거칠게 … 듀랑고의 크리스마스 계속 읽기

1세대들의 이야기

#1 그날은 갑자기 주변이 번쩍거리더니 배가 요동쳤다. 줄을 잡고 버텼다. 세월이 지난 후에 워프란 걸 알았다. 일어나니 바람과 해류가 바뀌었다. 위성 장비는 통신이 끊겼다. 불안감이 돌았다. 정오에 위치를 측정했다. "한 시간 동안 800해리를 이동했다고?" 몇 번을 측정해도 결과는 같았다. 온갖 항해 괴담들이 떠올랐다. 육안으로 항해를 계속 했다. 땅이 나타났다. 다들 겹쳐 입은 옷을 벗었다. 해안선을 … 1세대들의 이야기 계속 읽기